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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글 12 — 시선

The Night Article

    더 네이비 매거진 The NAVY Magazine은 온라인 잡지를 표방하지만, 사람이 만듭니다. 기사로 하는 이야기들과 다른, 밤과 새벽의 생각들이 있습니다. 물론 그러한 글들은 대체로 다음날 아침에 보면 지워버리고 싶게 마련입니다. 우리의 “밤 Night” 메뉴는 비정기적으로, 매일 밤 자정부터 다음날 해가 뜨기 전까지 나타납니다. 낮과는 조금 다른 밤의 생각들을 조곤조곤 이야기합니다.

2018년 5월 17일, 목요일 Thu, May 17, 2018

    비가 자주 내린다. 쏴아아, 내리더니 조금 침착해진 부슬비. 자다 깨어, 남들 인스타그램을 보았다.

    저녁에는 건축사무소 OMA 초대로 제네시스 강남 Genesis Gangnam에 간다. 어린 시절, 압도적이었으며 렘 콜하스 Rem Koolhaas를 머리에 아로새긴, 프라다 트랜스포머 프로젝트를 함께 설계한 크리스 반 두인 Chris van Duijn을 인터뷰한다.

    사람들에게 좋고 괜찮은 ‘물건’을 소개하려고 며칠 뒤졌으나, 생각만큼 만족스러운 것이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감흥 없이 발견한 물건들이야 산의 조약돌처럼 많지만, 취향이라든지 기준이란 너무 쉽게 타협하여도 좋지 않다. 흥미로운 향이 나는 원두를 갈아 내린 후, 커다랗고 투박한 얼음 대여섯 개 정도 넣고, 유리 두께가 얇고 곡선은 존재하지 않는 유리잔에 넣어서, 목을 축이고 싶다. 그럴 때 직접 사용하고 싶은 물건들을 찾아내고 싶다.

    전문가는 많은 세상, 무언가 찾아내고 발견할 때, 훈련하지 않은 시선으로 다가서고 싶을 때가 있다. 가능한 무언가 판단하여 단정하고 싶지 않다. 모든 ‘판단’과 ‘결정’이 삶을 이뤄도, 문득 반작용처럼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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