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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샤 루브친스키, 예카테린부르크

고샤 루브친스키 2018년도 가을/겨울 컬렉션.

 

Text  Hong Sukwoo

Images courtesy of Gosha Rubchinskiy

    파리 Paris 혹은 밀라노 Milan, 런던 London 패션위크 fashion week에 서는 것이 수많은 디자이너 혹은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의 꿈이다. 하지만 모국 러시아 Russia로 돌아간 고샤 루브친스키 Gosha Rubchinskiy·ГОША РУБЧИНСКИЙ는 앞으로 꾸준히 러시아에서 컬렉션을 선보이기로 마음 먹은 듯하다.



© Gosha Rubchinskiy Autumn/Winter 2018 collection. Images courtesy of Gosha Rubchinskiy.

    컬렉션이 열리는 도시와 장소를 고심하여 다양하게 고르는 것 또한 고샤 루브친스키 최근 컬렉션의 특징이다. 그는 사람들이 ‘모스크바’만을 러시아 청년문화 Russian youth culture의 상징으로 여기길 바라지 않는 듯하다. 바로 지난 컬렉션의 칼리닌그라드 Kaliningrad·Калинингра́д가 그러했고, 2018년도 가을/겨울 컬렉션이 열린 예카테린부르크 Yekaterinburg·Екатеринбург 또한 마찬가지다.

    1990년대 러시아 정치사회 환경 – 냉전의 붕괴와 자본주의의 가속화 – 을 상징하는 보리스 옐친 대통령 센터 Boris Yeltsin Presidential Center를 컬렉션 장소로 고른 것은 고샤 루브친스키가 단순히 러시아 청년문화를 ‘패션 fashion’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옐친 센터 뮤지엄 Yeltsin Center Museum에서 열린 컬렉션에서 고샤는 그가 가장 잘하는 동시대 청년문화를 자기식으로 바라보는 작업을 반복, 발전시켰다. 밀리터리 military, 스포츠웨어 sportswear, 워크웨어 workwear 요소들이 곳곳에 보였고 특히 냉전시대부터 이어진 러시아 군복 디테일이 컬렉션 전반에 깊이 묻어났다.

    2018년 봄/여름 시즌 처음 공개한 버버리 Burberry와의 협업 collaboration은 한 차례 더 이어졌고, 이미 많은 팬을 거느린 아디다스 Addias와의 협업은 기능성 스포츠웨어와 스트리트웨어의 교집합으로 나타났다. 리바이스 Levi’s와 만든 패치워크 데님 재킷과 청바지, 닥터마틴 Dr. Martens과 만든 부츠도 인상 깊었다.

    이미 여러 차례 영상 다큐멘터리와 러시아 도시의 특정 시기, 그리고 하위문화 subculture를 다룬 출판물을 합작한 인러시아 Inrussia.com와 고샤 루브친스키의 프로젝트처럼, 그는 자신의 패션 브랜드를 광범위한 동시대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개념으로 재정립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자국 러시아 문화를 재해석하여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여전히 이 도시, 아니 나라의 문화에서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한 점이 많다는 자각이기도 하다. 특히 2018년 여름은 러시아 월드컵 2018 FIFA World Cup Russia™·Чемпионат мира по футболу 2018이라는 세계 최대 규모 스포츠 행사가 예정되어 있으며, 추측컨대 고샤와 아디다스는 이때를 기점으로 무언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선보일 것이다. 이러한 고샤의 거침없는 작업은 러시아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패션계 ‘이외’ 창작자들에게도 영감의 원천이 된다.

    다시 컬렉션에 선보인 ‘옷’으로 돌아가보자. 디자이너의 창작 욕구와 개념 작업을 위해 정작 중요한 스타일을 등한시했나? 물론 아니다. 버버리의 클래식 체크무늬를 반씩 합친 울 셔츠, 래글런 소매의 회색 스웨트셔츠와 스웨트팬츠, 군복을 연상하게 하는 아디다스의 검정 테일러드 재킷과 리바이스 패치워크 트러커 재킷은 하나같이 오는 가을과 겨울, 하나쯤 꼭 소유하고 싶은 것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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