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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봄/여름 서울패션위크 리뷰 — 블랑드누아

Blanc de Noirs by Park Seok hoon.

Text  Hong Sukwoo

Photography  Hera Seoul Fashion Week

    지난 2017년 10월 16일부터 10월 21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앤파크 Dongdaemun Design Plaza & Park에서 2018년도 봄/여름 시즌 헤라 서울패션위크 Hera Seoul Fashion Week Spring/Summer 2018가 열렸습니다. 더 네이비 매거진 The NAVY Magazine은 매일 한 브랜드씩, 총 열두 개의 컬렉션 비평 critic을 한국어와 영어로 전합니다.

© Blanc de Noirs by Park Seok hoon Hera Seoul Fashion Week Spring/Summer 2018. Images courtesy of Seoul Fashion Week.

    패션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 중 하나는 트렌드 trend이다. 직역하면 ‘흐름’인데, 트렌드는 곧 당대 유행의 집합이니 요즘 어떤 것에 사람들이 반응하고 열광하는지 아는 것은 곧 패션이 된다.

    블랑드누아 Blanc de Noirs는 일반적인 패션의 정의를 보기 좋게 깨부순다. 2018년도 봄/여름 제너레이션 넥스트 Generation Next 무대로 처음 런웨이에 데뷔한 박석훈 Park Seok hoon은 이번 패션위크에 참여한 웬만한 기성 디자이너와 비교해도 가장 타협하지 않은 쇼를 선보였다. 절도 있는 절개와 실루엣으로 무장한 셔츠와 재킷은 장식 요소를 최소한으로 덜었다. 쇼 초반 나온 베이지색 셔츠들을 빼면 흰색과 검정, 남색처럼 극도로 제한한 색상 배치가 생각보다 몸을 옥죄이지 않는 실루엣과 어울렸다.

    옷깃 바로 위를 잠그는 단추를 빼고 모두 버튼을 숨긴 hidden buttons 셔츠라든지, 바지와 맞닿은 허리춤을 직선으로 재단한 검정 블루종은 2017년이 아니라 1997년에 온 듯한 기시감이었다. 소매 끄트머리에 박음질한 은색 금속 단 하나만이 ‘고급 최소주의 high-class minimalism을 지향한다’는 젊은 디자이너의 표식이다. 얇게 지은 회색 울 소재 상의를 빼면, 코트를 포함한 모든 내의 inner를 ‘셔츠’ 소재로 쓴 점도 인상 깊었다. 과거와 현재의 모든 요소를 뒤섞고 재창조하는 최근 흐름과는 정반대이니 말이다.

    디올 옴므 Dior Homme 초창기 에디 슬리먼 Hedi Slimane에게서 록 Rock 음악과 청년문화 youth culture의 감점을 배제하면 이런 컬렉션이 나올까? 한창 1990년대 대중 문화의 잔향이 득세하는 요즘, 로고 logo에 함몰하지 않고 옷의 구조와 형태를 오롯이 드러낸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을 배제한 신진 브랜드의 무대를 화려한 고급 스트리트웨어 유행의 척도로 가늠할 순 없다. 하지만 철저하게 단정한 옷이 무대에 이어지면서, 한 가지 취향의 남자 옷장처럼 심심했던 것은 아쉽다. 런웨이 데뷔 무대임을 고려해도 블랑드누아를 떠올릴 수 있는 확실한 정체성은 다소 요원하였다. 아직 철학 philosophy 같은 단어를 거론하기는 이르지만, 브랜드를 지속한다면 아마도 점점 채워질 것이다.

    Blanc de Noirs breaks the usual definition of fashion. Although a newbie to Generation Next Spring/Summer 2018, designer Park Seok hoon brilliantly presented one of the most uncompromising shows that could be compared to those of leading designers. Particularly eye-catching were the shirts and jackets with restrained cutting and silhouette. An extremely understated color palette of white, black and navy gorgeously mingled with loose shirting silhoue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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