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 마라, ‘서울’ 코트
Coat ‘Seoul’ by Ian Griffiths.
Text Hong Sukwoo
Photography The NAVY Magazine
© Max Mara Coat ‘Seoul’ by Ian Griffiths, 2017. Made by pure camelhair drap. Archivio d’Impresa Max Mara. Photographed by The NAVY Magazine.
막스 마라 Max Mara 하면 언제나 낙타색 camel 코트 coat가 떠올랐다. 특정 브랜드와 동시에 무언가를 연상하는 걸 고도의 마케팅 혹은 잡다한 지식 축적의 결과물, 아니 무어라 불러도 낙타색 코트는 어쩐지 항상 막스 마라였다.
베를린 Berlin·2006, 도쿄 Tokyo·2007, 베이징 Beijing·2009과 모스크바 Moscow·2011를 거쳐 2017년 겨울, 막스 마라 코트 Max Mara coats! 전시가 서울 Seoul에 왔다. 2017년 11월 28일 화요일, 관계자와 주요 매체 기자를 대상으로 오프닝 파티를 열고 11월 29일부터 2017년 12월 12일까지 2주간 전시한다. 장소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앤파크 Dongdaemun Design Plaza & Park·DDP 알림 1관 Art Hall 1이며 막스 마라 공식 웹사이트 kr.maxmara.com에서 사전 방문 예약 후 입장할 수 있다(무료 관람).
이탈리아 레조넬에밀리아 Reggio nell’Emilia 지역에서 1951년 창립한 유서 깊은 브랜드로서, 막스 마라는 동시대 유행을 좇는 젊은이들에게 호소하진 않는다. 대신 우아한 매력이 깃든 코트를 세월과 흐름에 따라 과감한 디자인과 협업 collaboration으로 유지하며 거대한 기록 저장소 archive로 만들었다. 어릴 때 요지 야마모토 Yohji Yamamoto 옷에 관심 없다가 나이 들며 그의 한결같은 전위성에 경의를 보내는 감각과 닮았을까…? 66년에 걸친 이야기를 일곱 개의 공간으로 약 10년씩 나누어 설계한 건축물 안에서 천천히 보고 있자면, 역사와 대표작을 지닌 패션 하우스가 과거 유산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가, 생각하며 한국 패션의 사라진 기록들에 아쉬움도 든다.
전시는 ‘팝 Pop’이란 단어가 대중문화의 초창기와 맞닿은 반세기 전부터 2010년대를 사는 지금까지 한 브랜드가 ‘코트’를 어떻게 대했으며, 변주하였고, 어떤 이야기를 속삭였는지 원형 동선에 담았다. 가령, 전시장 한쪽 장 샤를르 드 카스텔바작 Jean-Charles de Castelbajac이 디자인한 코트는 2017년에도 끄떡없는 디자인이며, 전시 시작과 동시에 보이는 코트가 걸린 흑백 사진은 그 한 장의 이미지만으로 시적이다.
각설하고, 오늘은 전시 자체보다 – 사진 위주로 다시 얘기할 것이다 – 한 벌의 코트를 소개한다. 막스 마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creative director 이안 그리피스 Ian Griffiths가 만든 낙타색 코트는 이름도 서울 코트 Coat Seoul이다.
전시를 위해 특별히 지은 코트는 특유의 부드러운 색감과 낙타 털 카멜헤어·camelhair 소재에 넓은 옷깃, 비스듬하게 치솟은 가슴 주머니가 한눈에 봐도 전시를 보러 온 VIP 여성 고객만큼 화려하다. 동색 안감 lining은 금빛을 받아 반짝이는데, 조선 시대 왕실과 양반 가문에서 쓰인 전통 놋그릇 유기·鍮器·Yugi의 황톳빛 마감에서 영감 받았다.
코트와 어울린 금색 커프스 단추 셔츠 cufflinks shirt와 폭이 좁고 긴 펜슬 스커트 pencil skirt를 보면, 곱게 자라 아름다운 것들이 무언인지 아는 성숙한 도시 여성이 떠오른다. 문득 코트만 따로 두고 생각하면, 타국의 이방인 패션 디자이너가 이 도시 사람들도 잊은 전통 색을 서앙 복식의 꽃 ‘코트’와 결합하여 풀어냈다는 점에서 잠시 생각에 잠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