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빔, 소렌티, 루시와 루크의 질 샌더

NEU JIL SANDER by Mario Sorrenti, Wim Wenders, Luke and Lucie Meier.

 

Text  Hong Sukwoo

Photography and Film  Mario Sorrenti, Wim Wenders

© Jil Sander Spring/Summer 2018 campaign trailer by Wim Wenbers. Image courtesy of Jil Sander.

    루시 Lucie Meier루크 마이어 Luke Meier 부부는 패션계에서 여러 경험을 쌓았다. 루시는 라프 시몬스 Raf Simons가 디올 Dior을 이끌던 시절 디자인 팀에서 일했고, 루크는 파리 Paris에 기반을 둔 남성복 레이블 OAMC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다.

    부부는 유학 시절 만났다. 둘 다 피렌체 Firenze 패션 학교 폴리모다 Polimoda 출신으로, 질 샌더 브랜드 본사 headquater가 이탈리아 밀라노 Milano, Italy에 있으니 제법 밀접한 연관이다. 둘은 지금껏 따로 일했으나 2018년도 봄/여름 시즌 질 샌더 Jil Sander를 위해 함께 작업한다. 루시와 루크의 첫 번째 질 샌더 컬렉션은 지난 2017년 6월 발표하였다.

    그들이 생각하는 질 샌더는 어느 정도 과거 past에 머물었던 듯하다. 물론 과거는 꼭 필요한 문화이며 브랜드가 지켜야 할 유산이지만, 나아갈 방향이 새로워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었다. 그래서 고른 표어는 독일어 ‘노이 Neu’, 영어로 ‘뉴 New’를 뜻하는 단어였다.

© Jil Sander Spring/Summer 2018 campaign photography. Modeled by Jolie Alien and Fisher Smith, Photographed by Mario Sorrenti. Image courtesy of Jil Sander.

    사진가 마리오 소렌티 Mario Sorrenti는 루시와 루크 부부가 만든 질 샌더의 이미지 image를 포착한다. 스페인 발레아레스 제도에 있는 마요르카 Mallorca 섬은 유네스코 세계 유산 UNESCO World Heritage Site의 한 곳이자 세계 섬·연안 생물권 보전 지역이다. 여기서 마리오 소렌티는 ‘NEU JIL SANDER’의 2018년도 봄/여름 시즌 캠페인 사진을 찍었다. 바다 너머 슬며시 보이는 석양과 명암, 흑백 사진에 스며든 햇볕과 오래된 나무 위에 올라탄 모델 졸리 Jolie Alien의 옆모습은 드러날 듯, 드러나지 않은 질 샌더의 새로운 숨결이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경력에 빛나는 빔 벤더스 Wim Wenders는 설명이 필요없다. 그 자체가 독일 Germany이자 베를린 Berlin이며, 특별한 시선을 지닌 거장 영화감독이다. 빔 벤더스가 감독한 새로운 질 샌더 캠페인 예고편 campaign trailer은 일상과 환상이 뒤섞였다. 장소는 베를린으로, 사회주의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를 기리는 베를린 지하철 U-Bahn 로자 룩셈부르크역 Rosa-Luxemburg-Platz 근방이다. 서로 이어질 듯 이어지지 않은 모델들이 등장하는 비밀스러운 영상은 흔한 패션 필름 fashion film이라기보다는 벤더스 영화의 예고편처럼 보이기도 한다.

© Jil Sander Spring/Summer 2018 collection by Lucie and Luke Meier. Image courtesy of Jil Sander.

    지금 질 샌더는 여느 패션 하우스보다 주목도와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 1990년대, 최소주의 minimalism 라이벌 브랜드로 여겨졌던 헬무트 랑 Helmut Lang이 셰인 올리버 Shanye Oliver라는 디자이너를 등에 업고 뉴욕에서 화려하게 재도약한 것과는 결이 다르다. 그러나 질 샌더가 차츰 공개할 새 작업과 새 옷들을 기대한다. 갑자기 그들의 옷에 JIL SANDER를 커다랗게 새긴 형광 프린트가 등장하진 않겠지만, 그렇기에 이 심지 깊은 독일 패션 하우스에 거는 기대가 더 단단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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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7
서울 무제: N° 01
2017-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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