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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This Time and We’re Still in Love

DJ Soulscape, ‘Lovers’ 15th Anniversary Remix.

 

 

Text Hong Sukwoo

Image Courtesy of Beasts And Natives Alike

© Various Artists for DJ Soulscape <Lovers> 15th Anniversary Remix, 2018. Published by Beasts And Natives Alike.

    2018년 7월 21일에 라디오 쇼 퍼피 라디오 Puppy Radio를 만드는 프로듀서 말립 Mallib과 사운드 스케이프 아티스트 송영남 Song Youngnam을 인터뷰했다. 8월 근황을 묻는 말에 말립은 리믹스 앨범에 들어갈 곡을 작업 중이라면서, 디제이 소울스케이프 DJ Soulscape의 두 번째 앨범 러버스 Lovers 발매 15주년 기념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공개 전이었기 때문에 기사에 이 내용을 넣지 않았다. 정확히 한 달이 지난 지금, 이 글을 쓰면서 ‘그’ 음악을 듣는다.

    음악 글을 쓰면서 음악 일을 하지 않는 내게 DJ 소울스케이프는 일종의 아이돌 idol 같은 존재였다. 고등학교 2학년, 나스 Nas 1집부터 투팍 2Pac 앨범을 사 모으던 시절, 어쩐지 ‘힙합은 이래햐 한다’고 고집을 부린 짧은 머리의 소년이 있었다. 정보를 얻기 어려웠고 용돈은 항상 부족했기 때문에 음반 표지는 꽤 많은 것을 결정했다(음악을 공짜로 듣는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었다). DJ 소울스케이프의 1집 180g beats의 간결한 그래픽 디자인 표지는 전혀 힙합 같지 않았다. 발매 시기는 기억하건대 봄이었다. 계절이 두 번 바뀐 후 가을 무렵, 어느 하굣길에 들을 음반이 없어서 압구정동 로데오거리, 이제는 사라진 작은 음반 가게에서 그 CD를 골랐다. 파나소닉 CD 플레이어에 넣고 이어폰으로 들으며 걷다가, 성수대교 남단 주유소 앞에 멈춰 섰다. 왜 이제야 샀을까. CD가 카세트테이프였다면, 진작에 늘어났을 정도로 오래도록 들었다.

이후 그의 작업을 꾸준히 흠모했다. 1집보다 더 다양한 음악을 담은 Lovers는 물론 에스피오네 Espionne로 발매한 음악과 서울의 소리를 담은 음악을 귀가 닳도록 주입했다. 훗날 360 사운즈 360 Sounds 구성원들과 안면을 트고, 처음 인사를 건넸을 때의 떨림을 기억한다. ‘왜 CD를 갖고 오지 않았을까! 사인받아야 하는데!’ 열여덟 살이던 소년은 이제 서른여섯 살이 되었다.

    새로운 리믹스 앨범은 비스츠앤네이티브스 Beasts And Natives Alike가 발매하고, 이센스 E SENS의 사운드 클라우드beastsandnatives.com에 공개했다. 엑스엑스엑스XXX, 프랭크 FRNK, 이센스 그리고 말립과 준원 June One Kim 등 다양한 래퍼와 프로듀서가 참여한 여섯 곡이 있다. 음악가 각자의 색으로 해석한 곡을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 그저 사랑이라는 단어처럼 음악은 참 좋다는 울림이 일었다. ‘ALL THIS TIME AND WE’RE STILL IN LOVE’라는 새 표지처럼 말이다.

    This article has been contributed to Cine 2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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