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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의 동물원

The Zoo, In Concert(Live).

 

Text  Hong Sukwoo

Image Courtesy of The Zoo

© 동물원 The Zoo, In Concert(Live), 1994.

    오랜만에 동물원 The Zoo의 초기 음반들을 듣고 싶어서 애플 뮤직 Apple Music을 찾아보니, 1993년 공연 실황을 편집하여 1994년에 발매한 라이브 앨범 인 콘서트 In Concert가 있다. 김광석이 참여한 1집과 2집 이후, 5집을 발표한 1993년까지도 동물원은 전업 음악가를 지향하지 않았다. 뜻밖에 큰 인기를 얻은 밴드는 각자 생업을 쪼갠 일정에 맞춰 공연도 드물게 하였다. 인 콘서트는 지금까지 나온 처음이자 마지막 라이브 음반이다.



    동물원 1집은 1988년에 나왔다. 그들이 처음 모인 카페 이름이 그 유명한 김승옥의 단편 소설에서 딴 ‘무진기행’이며, 산울림의 살아 있는 전설 김창완이 이 ‘취미’ 밴드 탄생에 지대한 조력자였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결국 사용하지 않은 ‘이대생을 위한 발라드’라는 밴드 이름을 지은 것도 그였다.

    인 콘서트 앨범에는 학생에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밴드 구성원들의 고민과 생각이 열두 곡에 꽉 들어차 있다.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혜화동’처럼 오랜 세월 사람들의 노래로 남은 곡들과 ‘변해가네’와 ‘귀 기울여요’ 같은 1집의 소박한 명곡이 함께 있다. 김창기가 작곡한 5집 이후의 달곰한 사랑 노래들 역시 유명하지만, 밴드 구성원들의 80년대 대학생 시절, 유준열이 작곡하고 노랫말을 지은 1집과 2집 곡들을 특별히 좋아한다. ‘새장 속의 친구’, ‘유리로 만든 배’, ‘말하지 못한 내 사랑, ‘지붕 위의 별’, ‘귀 기울여요’ 같은 곡들. 그중 몇 곡이 이 음반에 있다. 라이브로 들으니 새삼 반갑다.



    처음 동물원의 오래된 청춘 노래들을 들었을 때, 80년대와 2000년대라는 수십 년의 틈이 있었지만 ‘젊은’ 사람들이 하는 고민이란 그렇게 변하지 않았구나 싶었다. 오늘 그 음악을 들으니 뭔가 조금 벅찼다.

    This article has been contributed to Cine 2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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