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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봄/여름 서울패션위크 리뷰 — 푸시버튼

pushBUTTON by Park Seung gun.

 

Text  Hong Sukwoo

Photography  Hera Seoul Fashion Week

    지난 2017년 10월 16일부터 10월 21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앤파크 Dongdaemun Design Plaza & Park에서 2018년도 봄/여름 시즌 헤라 서울패션위크 Hera Seoul Fashion Week Spring/Summer 2018가 열렸습니다. 더 네이비 매거진 The NAVY Magazine은 매일 한 브랜드씩, 총 열두 개의 컬렉션 비평 critic을 한국어와 영어로 전합니다.

© pushBUTTON by Park Seung gun Spring/Summer 2018 Hera Seoul Fashion Week. Images courtesy of Seoul Fashion Week.

    2004년 10월, 처음 푸시버튼 pushBUTTON 매장에 방문했다. 청담동과 한남동을 오간 푸시버튼의 첫 매장은 한적하던 이태원 고가구 골목 입구에 있었다. 박승건 Park Seung gun이 수집한 빈티지 장신구와 한눈에 봐도 오래된 마네킹, 그리고 구식 브라운관 TV가 매장 곳곳을 장식했다. 패션쇼에 데뷔하기 전이라 그의 작업과 취향을 볼 수 있는 창구는 그 매장이 유일했다. 서울패션위크를 이끄는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는 푸시버튼의 2018년도 봄/여름 컬렉션 무대를 보며, 어쩐지 오래전 기억이 떠오른 게 단지 향수는 아니었다.

    당시 매장에선 리와인드 re-wind라는 핸드메이드 라인을 판매했다. 빈티지 의복에 기반을 두고, 리폼과 재해석으로 새로운 옷으로 만드는 시리즈였다. 카세트 플레이어 ‘되감기’ 단추에서 이름을 땄을 이 컬렉션은 훗날 푸시버튼의 규모가 커지고, 메인 레이블과 세컨드 레이블 등으로 세분화하면서 사라졌다. 하지만 최근 컬렉션을 보면서, 박승건이 제시하는 스타일에는 이미지로만 접한 어느 황금시대의 아련함이 들어 있다는 착시에 빠지곤 했다. 모든 종류의 ‘복고 retro’가 유행인 탓도 있겠지만, ‘디자이너’ 박승건과 ‘자연인’으로서 그가 사랑해 마지않던 빈티지 복식의 취향과 영감은 10여 년의 세월이 지나며 이제 브랜드의 DNA가 되었다.

    그의 컬렉션에서 복고풍 유행의 기시감이 든다고 해서, 푸시버튼을 과거 유행의 개정판 re-edition으로 치부할 순 없다. 화사한 색감과 시대를 넘나드는 실루엣이 이 브랜드의 뿌리라면, 옷의 앞과 옆, 뒷모습이 ‘모두 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꼼꼼함이 특별하기 때문이다. 맨 어깨가 드러나도록 변형한 가죽 라이더 재킷에 치렁치렁한 카우보이 술 fringe를 넣고, 어깨부터 팔꿈치까지 넉넉한 반소매 셔츠와 함께 입은 비대칭 H 라인 치마는 뒤태만이 랩스커트 lap skirt처럼 엉덩이를 감싼다. 십수 년 전 아버지 옷장에 걸려 있었을 과장한 라펠의 리넨 재킷은, 앞판과 달리 뒤에서만 재단선을 노출했다. 이번 시즌 특히 힘을 쏟은 귀여운 가죽 가방을 쥔 손의 얇고 섬세한 장갑, 그리고 슬립 slip과 코르셋 디테일의 최소한으로 집어넣은 치마들도 마찬가지다.

    디자이너가 영향받고 다시 내보낸 ‘작품’의 경연장으로 컬렉션 무대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 자신을 한껏 드러내고자 하는 여성의 ‘쿨 cool’한 재치에 착안한 결과물이었다.

    It’s fair to say that for the past ten years, designer Park Seung gun and his retro vintage style sense have become the brand’s DNA. The shoulder-revealing leather rider jackets sported loosely hanging cowboy fringes, while the asymmetric H-line skirts superbly matched with loose- t short-sleeve shirts. The nostalgic linen jackets with exaggerated lapels had exposed stitch lines on the back. Equally compelling were the thin and exquisite gloves, and the skirts with slip and corset detai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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