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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꽃분홍의 바르셀로나, 베를린

A Travel Diary of Huh Kkotbunhong  —  Barcelona and Berlin.

 

Text  Huh Kkotbunhong

Photography  Huh Kkotbunhong

Edit  Hong Sukwoo

 

    직접 기획한 화보의 피사체가 되고, 다양한 캐릭터와 모습을 선보이는 작업을 꾸준히 이어 온 모델 허꽃분홍 Huh Kkotbunhong은 오래 고민한 ‘생업’을 그만두고, 새로운 시작을 앞둔 시점에 무언가를 털어버리기 위한 여행을 갔습니다. 오래 전 읽은 풋풋한 여행기의 기억이 그를 유럽의 도시들로 이끌었습니다. 2017년 하순, 바르셀로나 Barcelona와 베를린 Berlin에서 필름 카메라 film camera와 아이폰 iPhone으로 사진을 찍고, 짧은 메모를 남겼습니다. 그녀의 여행 일기입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2017년 11월 16일부터 21일, 그리고 24일과 25일 Barcelona, Spain during November 16 to 21, 24 to 25, 2017.

    퇴사하고 며칠 안 된 어느 날 스물한 살 때 읽은 ‘스페인 너는 자유다’라는 책이 문득 떠올랐다. ‘맞아…. 나 스페인 가보고 싶었는데. 바르셀로나는 어떨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그렇게 무작정 떠났다.

    여행은 채우러 가는 것이 아니라 비우러 가는 것이라고 하지만, 가지고 있는 것들 대부분을 소진한 상태에서 무언가를 ‘또’ 비워내야 한다는 것은 형벌처럼 느껴졌다. 그냥 최대한 천천히, 그리고 면밀히 바르셀로나를 바라보고, 느끼고 싶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Templo Expiatorio de la Sagrada Familia. 카탈루냐 출신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 Antoni Gaudí가 설계하고 건축한 성당.

    구엘 공원 Park Güell 안쪽 산책로에 있는 나무. 죽은 나무 한 그루를 가우디가 그대로 남겨놓았다고 한다.

    여행자의 일상 Everyday life of the traveler, 1

    몬세라트산 Mountain Monserrate.

    안녕, 알 수 없는 사람 Hola, hombre desconocido.

    바르셀로나 해변 Barcelona beach. 밤의 모든 낭만이 지금 여기에 눈이 부시도록 출렁인다. 떠나오길 잘했다.

    바르셀로나 피카소 미술관 Museu Picasso에서 한참을 바라봤던 그림. 그 많은 작품 중에 나를 멈추게 한….

    시제스 Sitges.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는 대자연의 아름다움.

    여행자의 일상 Everyday life of the traveler, 2.

    알따이르 서점 Bookstore Altaïr, 인상 깊었던 북 토크 시간의 한 장면.

    지난밤 last night, 뉴욕 New York에서 놀러 온 친구들과 마지막 날 일정이 겹쳐 다 함께 즐거운 시간.

    바르셀로나에서 마지막 밤, 한 시간쯤 걸었나.

    독일, 베를린 2017년 11월 22일부터 24일 Berlin, Germany during November 22 to 24.

    9박 10일 여행 일정에 2박 3일 베를린 Berlin을 넣은 건 행운이었다. 깊은 적막 속에 알 수 없는 것들이 쏟아져 나오는, 미묘한 아름다움이 숨겨진 도시. 여행 내내 감동과 아쉬움이 동시에 느껴져서 혼자 애탔던 기억이 난다(하하). 베를린에 관한 아쉬움은 내년에 넉넉한 시간을 두고 방문하여 털어낼 예정이다.

    메모 memo

    특별할 거 없는 단지 ‘여행자’라는 호칭이 주는 설렘은 실로 놀랍다.

    낯선 땅. 낯선 사람들이 베푸는 미소와 친절은 시체스 해변에서 들켜버린 눈물의 의미를 더욱 상기시킨다.

    떠나보니 알겠더라.

    마음껏 걸으면서

    잔뜩 그리워하면서.

    온종일 뭉클한 채로 시간을 보냈다.

    더는 남아있는 것이 없다고 체념했을 때 여행을 결정했고,

    멀리 떨어져서 그 시간들을 보내주고 나니 자연스러워졌다.

    여행에 관한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내게 여행은 자각하고 직관하는 것.

    또, 흘려보내는 것.

© Written and photographed by Huh Kkotbunhong,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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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7-11-28
한상혁 Han Sanghyuk
2017-12-05
마크 보스윅, 낫 인 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