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ular Post

카테고리

그라더스의 대화 Nº 01

grds, dialogue.

 

Text  Hong Sukwoo

Photography  The NAVY Magazine

    그라더스 grds를 신는 이들을 만나 대화했다. 그들의 삶과 스니커즈를 이야기했다.

© grds Blucher 05 Leather Miele Black. Photographed by The NAVY Magazine.

정윤호, PKM 갤러리 아트 페어 세일즈·프로젝트 매니저 Lee Jung, PKM Gallery Art Fair Sales & Project Manager, Age 31

    올라퍼 엘리아슨 Olafur Eliasson 개인전을 무사히 열었고, 5월 4일부터 뉴욕 프리즈 아트페어 Frieze New York에 참석해요. 다시 5월 31일부터 부산 국제 아트페어에 참석하고, 6월 10일엔 가장 큰 예술 박람회, 스위스 아트 바젤 Art Basel에 참석하는 거로 상반기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아무래도 많이 돌아다니는 직업이죠. 예전에는 구두를 자주 신었어요. 예술 분야 일을 하다 보니, 굳이 구두를 신지 않아도 되더군요. 어느 순간 스니커즈 sneakers를 자주 신게 됐어요. 아디다스 Adidas 스탠 스미스 Stan Smith나 코트 밴티지 Court Vantage처럼 고전적인 디자인의 스포츠 브랜드를 자주 신었죠. 옷장에 가장 많은 건 청바지, 블레이저입니다. 블레이저와 청바지를 입고 스니커즈를 신는 게 가장 편해요.

    뉴욕에 항상 머리를 잘라주는 이발사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가 신은 걸 본 게 그라더스 grds를 알게 된 계기였어요. 블루처 blucher 01 흰색 모델이었고 완전히 새 신발이었죠. 디자인이 좋아 보였어요. 대체로 좋아하는 스니커즈 취향이 정해져 있는데, 세련된 느낌이라 한국에 쇼룸이 있다는 얘길 듣고 가보기로 했죠.

    2016년 여름, 한국으로 완전히 들어오게 되면서 2017년 초순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인스타그램은 계속 보고 있었어요. 이발사 친구가 한 번 가보라더군요. 연락처도 주지 않고 말이죠. 공식 메일 주소로 연락했어요. 연남동 쇼룸에 방문해서 이야기를 나누니 유진 씨 Eugene Bahc, creative director of grds도 울라퍼의 팬이라고 해서 접점도 생겼고요.

    처음 신어보니 정말 편한 거죠. 스니커즈를 신었을 때,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운 ‘형태 shape’와 ‘선 line’을 만들려고 여러 시도를 해봤는데, 항상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런데 grds는 만족스러웠어요. 마침 열 번 정도 아트 페어를 나가면서 구두를 신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 참이었어요. 올해 3월 홍콩 아트 바젤 Art Basel Hong Kong에 가면서 구두 대신 grds 스니커즈만 다섯 족 가져갔어요.

    아트 페어 art fair는 전 세계 갤러리가 한자리에 모여 작가들의 작품을 판매하는 공간이에요. 2000년대 중후반부터 더 활성화했어요. 수집가 collector들이 각 나라 갤러리를 따로 방문하는 것보다 수월한 방법이란 걸 깨달은 거죠. 예술품을 거래한다는 건, 사람이 구매할 수 있는 목록 중에서도 가장 위에 있잖아요. 옷과 시계, 차와 집을 사고, 마지막에 사는 게 ‘그림’이니까요.

    그들은 이미 그만큼 눈이 높아요. 일하는 사람도 신경 쓸 수밖에 없어요. 사람을 볼 때, 인격을 알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잖아요. 옷은 0.1초 만에 어느 정도 신경 썼는지 알 수 있어요. 너무 과하면 작품을 가리니 어느 정도 순화해야 해요. 그래서 옷에 신경 쓰게 되고, 물론 신발도 말이죠.

    아트 페어에 가면 보통 열흘 정도 묵는데, 5일이 페어 기간이라면 하루 여덟 시간 정도 서 있어요. 구두를 신고 세 시간 정도 지나면 발가락이 붓고 아프기 시작했죠. 그런데 grds를 신으니까, 발이 붓기는 해도 편했어요. 무엇보다 제가 일하는 분야와 맞는 스타일이었어요. 그 안에만 한정하지 않고, 청바지나 흰 티셔츠에만 입어도 어울리는 느낌이요.

    grds 스니커즈의 첫인상은 무난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자기 색이 있어요. 디자인뿐만 아니라 편안함까지 주니까, 계속 신게 됩니다.

    This article was originally published by grds to inspire — origin, now, vision exhibition, 2017.

Follow on Facebook & instagram.

Comments

2018-01-17
The Selection — GmbH Puffer Jacket
2018-01-31
포터, ‘탱커’ 브리프케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