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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와 라프 시몬스

Stan Smith Low-Top Leather Trainers.

 

Text  Hong Sukwoo

Photography  The NAVY Magazine

    스탠 스미스 Stan Smith는 테니스화 tennis shoes에 기반을 둔 아디다스 Adidas의 대표적인 스니커즈로 1971년 처음 선보였을 만큼 역사가 깊다. 하지만 비교적 최근까지 다른 상징적 스니커즈 슈퍼스타 Superstar 시리즈보다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않았다.

    2014년 봄 대대적으로 재단장한 모델을 공격적으로 마케팅하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색상, 다른 디자이너들과의 협업 collaboration, 그리고 부스트 boost™ 기술과 프라임니트 Primeknit 소재를 사용한 모델까지 이 고전적인 테니스화가 2010년대의 패션 스니커즈로 떠오른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라프 시몬스 Raf Simons가 있다.

© Adidas Stan Smith x Raf Simons Low-Top Leather Trainers. Photographed by The NAVY Magazine.

    2000년대 초반, 벨기에 출신으로 가구 디자인을 배운 이 남성 디자이너가 막 자신의 남성복 브랜드를 시작했을 무렵 십 대 혹은 이십 대였던 이들부터 2017년 현재 막 청량한 세월을 보내는 젊은이들까지 열광해 마지않은 그 사람 말이다.

    라프 시몬스 협업 모델은 그가 협업한 다른 모델의 ‘첨단 기술 high technology’ 지향과 달리 세대를 거치며 지켜온 디자인 원칙에 충실하다. 러닝화 running shoes의 푹신한 쿠션감과 대척점에 선 단단한 고무창, 소가죽 갑피, 평범한 흰색 운동화 끈 shoes races은 전설적인 테니스 선수이기도 한 스탠 스미스의 프로 활동 시절 테니스화 구성을 그대로 따른다. 하지만 일반 스탠 스미스와 달리 라프 시몬스 특별 모델의 특징도 있다.

    옆면에 뚫린 삼선 three stripes은 라프 시몬스의 머리글자 ‘R’이 되었고, 어떠한 협업에도 대부분 허락하지 않은 신발 혀 shoe tongue의 스탠 스미스 초상화는 라프 시몬스 얼굴로 대체하였다. 선명하게 찍힌 뒷굽 RAF SIMONS 음각은 색을 넣지 않아 유심히 이 신발을 관찰할 때 알 수 있다.

    2017년도 가을/겨울 시즌 선보인 스탠 스미스는 고운 흰색 가죽부터 검정 등 정통 original 모델이 사용하지 않은 색과 디테일을 우선 시험한 라프 시몬스 모델의 결정판이다. 더도 덜도 말도록 흐르는 베이지색 가죽 광택은 은은하고, 디자이너의 초상화가 돋보이던 혀는 새까맣게 변했다(그림은 여전히 들어가 있는데, 거의 보이지 않는다). 더 편안한 쿠셔닝 같은 최신 기술은 다른 스니커즈에 양보하고, 봄 spring이 떠오르는 밝은 녹색 뒤축 패널 heel tab도 검정으로 바꿨다. 물론 패션 상품이란 판매를 위한 상업의 결과물이지만, 이 스니커즈를 산다는 것은 라프 시몬스라는 불세출의 패션 디자이너를 경도한다는 의미도 어느 정도 담았다.

    아디다스와 라프 시몬스의 관계 partnership는 2010년대 가장 성공한 협업 중 하나가 되었다. 매년 새로운 모델을 하나둘 추가하며 어느 정도 구성에도 물이 올랐다. 많이 돌아다니는 뚜벅이족에게 다른 스니커즈만큼 편한 신발은 아니지만, 패션 스니커즈 fashion sneakers 혹은 일상화 daily shoes로서 이 디자이너를 좋아하는 이라면 하나 정도 소유할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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