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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터, ‘탱커’ 브리프케이스

Porter Tanker 2 Way Briefcase

 

Text  Hong Sukwoo

Photography  Hong Sukwoo

© Porter Tanker 2 Way Briefcase. Photographed by Hong Sukwoo.

    어깨에 멜 수도, 손으로 쥐고 들 수도 있는 가방을 찾아 다녔다. 가죽은 무겁고, 때가 묻더라도 상관없이 튼튼한 소재면 좋다. 화려한 그래픽이나 거추장스러운 장식은 필요 없고, 너무 크거나 작지 않아서 이것저것 넣어도 원래 모양을 유지해야 한다. 아이패드 iPad나 맥북 MacBook을 넣고 다닐 때도 있으니까 보호용 수납공간이 있으면 좋고, 자잘한 주머니가 몇 개 더 있으면 완벽하다.

    지금까지 그런 가방을 몇 개인가 사들였지만, 결국 ‘100%의 가방’은 아직 찾지 못했다. 새로운 가방을 찾으려고 열과 성을 들이지도 않았지만, 눈에 불을 켜고 노력하는 쇼핑이 아니라 주위에서 자연스럽게 발견한 만족감을 느끼고 싶었다. 결국, 오래 알고 사용하던 브랜드에 눈길이 갔다. 포터 Porter의 탱커 투웨이 서류가방 Tanker 2 Way Briefcase이었다.

    직업적으로 가방을 많이 들 수밖에 없는 사람이 양질의 가방을 알고 있다는 뜻에서 출발한 포터는 일본 국민 가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80여 년의 역사 동안 사랑받았다. 나일론 트윌 소재를 주로 쓰면서 일상과 짧은 여행에도 좋은 가방을 만드는데, 탱커 모델은 가장 대표적인 컬렉션이다. 예쁘장한 가죽 가방에 열광하는 여자들 취향과는 거리가 조금 있지만, 내게 이 가방이 100%에 가깝다. 군용 헬멧 백을 떠오르게 하는 두 개의 앞주머니와 항공 점퍼를 연상케 하는 주황색 안감은 오래도록 변하지 않은 포터의 정체성이다. 부드럽게 작동하는 단단한 은색 YKK 지퍼를 열면, 온갖 서류와 노트북 컴퓨터는 물론 디지털카메라까지 들어가는 내부 공간에 마음이 든든해진다.

    단순히 실용성을 강조한 전문 브랜드가 아니라는 점이 포터의 현재이자 혁신이다. 억지로 끼워 맞춘 전통이 아니라  시간을 쌓아올려 체득한 기술과 감각을 제품에 녹인다. 마르니 Marni부터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Adidas Originals와 오프화이트 Off-White까지, 그들의 협업 범주가 넓은 까닭도 지금껏 쌓아 올린 역사가 동시대에 인정받기 때문이었다. 수납과 실용성이라는 고전적인 classic 가방의 쓰임새와 동시대에도 친근하게 받아들여지는 디자인의 이상적인 조우를 그들은 이미 실행하고 있었다.

  추신. 2017년 2월 1일, 서울에서 영영 볼 일 없을 것 같던 포터가 벌써 두 번째(!) 단독 매장을 연다. 강남역에 이어, 이번에는 한남동이다.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컬렉션들이 속속 포터 서울 Porter Seoul 인스타그램에 올라오고 있다. 근래 들은 소식 중 무척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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