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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에 관하여

Less, but Better.

 

Text  Hong Sukwoo

Photography  Hong Sukwoo

    패션 저널리스트이자 에디터로서, 즉 직업적 관점에서 매일 셀 수 없이 나오는 옷과 장신구에 가끔 지친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한정판 제품과 뉴스를 힐끗 보다가도, ‘저런 게 없어도 사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이 종용한 브랜드의 가치란, 종종 물건의 쓰임과 만족이 아닌 너무나 시류에 따라 움직이는 갈대 같다.

© A tag by Helmut Lang Autumn/Winter 2002 collection. Photographed by Hong Sukwoo.

    옷을 가장 많이, 또 자주 샀던 시절은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후였다. 편집매장 바이어로서, 그저 옷을 좋아하는 패션 키드로서, 당시 유행에 한 발짝 앞섰거나 아직 남들이 알아차리지 않은 보물 같은 디자이너와 옷, 브랜드를 찾아다녔다. 빈티지와 헌 옷도 참 많이 사들였다. 그만한 가격을 주고 산 옷들은 대체로 잘 만들었고 잠시 유행(?)하던 클래식 classic이라는 단어만큼 언제까지도 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시대를 풍미한 디자이너가 패션 하우스를 그만두고, 잘 만든 옷과 장신구 역시 인지하지 않았던(혹은 눈을 가리고 귀를 닫았던) 유행 첨단에서 서서히 밀려나는 모습을 몇 번이고 보았다. 세상 값져 보였던 물건들이 사람들의 관심에서 밀려나는 모습에 식은땀이 났다. ‘합리적인 소비를 위하여 하나의 브랜드를 사서 오래 사용하자는 마음이 생각보다 길게 가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다. 그때 생각한 좋은 브랜드의 기준이란 특정 브랜드의 마케팅이었다는 생각은 조금 시간이 지나서 들었다.

    지금도 패션 fashion을 좋아한다. 오래된 브랜드가 새로운 사람을 영입하여, 지각변동만큼이나 바뀌는 패션 하우스의 강렬한 변화에 감탄한다. 하지만 이제 그러한 브랜드의 물건들을 구매하지 않는다. 직업적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쓰거나 이미지로 만들지언정, 편애하여 구매하는 브랜드는 유행보다 조금씩 만들어가고 바뀌기도 하는 스타일 style에 초점이 맞춰진다. 보물 같은 무언가를 발견했을 때, 사람들의 기준과 살며시 어긋나 있을 때도 잦다. 대신 그런 무언가를 구매하면 오래 쓰고, 잘 관리하며, 비슷한 무언가를 사고 싶어질 무렵 한 번 스스로 묻는다. ‘저게 꼭 필요해?’ 대체로아니오에 수렴한다. 그렇게 소비를 줄인 후, 옷과 장신구가 아닌 무언가를 산다. , 잡지, 생활과 직업에 필요한 물건들. 개인을 꾸미는 소비에 퍽 흥미를 잃었다. 유행하는 무언가에 전혀열광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무엇을 바라더라도 신기할 정도로 결국 스쳐 지났다.

    평생 단 하나, 혹은 제한된 수량의 물건만을 쓴다는 가정을 실제로 지키는 건 요즘 시대에 몹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무언가를 구매할 때, 적어도 그 정도 다짐을 하며 실행에 옮기기까지 숙고를 거듭하는 버릇을 들인다. ‘휩쓸리는무언가에 서글퍼질 일도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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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8
쇼의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