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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패션계의 가상 현실과 증강 현실

How is the Fashion Industry using VR and AR?

 

Text  Hong Sukwoo

Images Courtesy of Various Brands

    10년 전, 주류 패션계는 이미 사람들이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진 시점에도 값비싼 옷과 장신구를 ‘웹’에서 파는 데 주저했다. 그리고 세상은 10년의 세월보다 훨씬 빠르게 변했다. 지금 모든 패션 하우스는 더 많은 ‘모바일’ 캠페인과 프로모션 예산을 쓴다. 그리고 증강현실 AR, 이하 AR과 가상현실 VR, 이하 VR이 있다. 이 ‘신식 문물’은 패션의 생태계를 바꾸게 될까?

    AR과 VR을 확실하게 각인한 사건은 포켓몬고 Pokémon GO였다. 사람들은 자신의 스마트폰 안에서 희귀 포켓몬이 살아 움직인다는 점에 열광했다. 1년 사이 열풍은 조금 사그라졌지만, 가상 현실과 증강 현실은 점점 더 삶의 반경에 들어오고 있다.

    애플 Apple은 아이폰 최신 운영체제 iOS11에 증강현실 앱 개발을 위한 개발자 도구 ARKit를 넣었다. 미국 십 대에게 가장 인기를 끄는 스냅챗 Snapchat은 자사 이모티콘 ‘비트모지 Bitmoji’에 AR 기능을 추가하여, 타사 소셜미디어(가령 인스타그램)에도 공유하도록 했다. 비트모지 아바타에 입히는 옷에는 포에버21 Forever21나이키 Nike도 있다. 패션계 역시 이 현실과 상상을 혼합한 새로운 경험으로 소비자들에게 손짓한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사람들이 공기처럼 받아들인 이유는 새로움이 주는 혜택과 편리함이 막강했기 때문이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생경한 도시, 가보지 않은 편집매장을 찾을 때도 이제 걱정하지 않는다. 구글 지도 Google Maps가 골목 사진부터 인공위성으로 3D 스캔한 건물과 실시간 교통 정보를 제공한다. 나카메구로에서 소바를 먹고, 긴자 도버 스트리트 마켓 Dover Street Market Ginza에 가는 길을 현지인에게 물어볼 필요조차 없는 세상이다.

    포화 상태처럼 보이던 모바일 업계는 새로운 돌파구로 VRAR을 찾았다. VR은 ‘가상 현실 Virtual Reality의 줄임말로, 미리 프로그래밍한 창작 공간에 특수 기기를 착용하고 들어가 펼치는 경험을 뜻한다. AR은 ‘증강 현실 Augmented Reality의 줄임말로 확장현실 擴張現實로도 부르는데, 사용자가 보유한 (스마트폰 같은) 기기로 가상 체험과 물체를 추가하여 현실에서 경험한다.

© DressingRoom by Gap. Images courtesy of Gap Inc.

    2017년 1월 초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 CES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 2017에는 패션 업계의 참여가 눈에 띄었다. 보통 이곳의 주인공은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삼성과 소니 같은 IT 공룡들이지만 혁신의 실마리를 패션 업계가 어떻게 적용하는지 볼 수 있는 자리였다.

    미국 최대 기성복 브랜드 중 하나인 Gap은 최근 주춤한 성장률 탈피를 위해 AR을 끌어들였다. AR 앱 드레싱룸 바이 갭 DressingRoom by Gap에서 사람들은 다섯 가지 체형 중 하나를 고르고, 가상 현실 마네킹에 옷을 입힐 수 있다. “패션 업계는 전통적으로 사람들이 옷을 어떻게 현실적으로 입는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고객이 돋보이고 기분 좋아지는 옷을 제공하는 기술로 신뢰를 얻고 있습니다.” 갭의 글로벌 전략 및 사업 개발 담당 부사장 질 크라코스키 Gil Krakowsky는 샌프란시스코의 앱 개발자 아바메트릭 Avametric과 만든 AR 앱을 이렇게 설명했다(이 앱은 현재 구글의 AR 플랫폼 ‘탱고 Tango’가 깔린 기기에서 시험 서비스 중이다).

© Gucci Pre-Fall 2017 Soul Scene – The 360° Campaign. Photographed and Filmed by Glen Luchford. Images courtesy of Gucci.

    전통적인 유럽 패션 하우스들은 핵심 이벤트와 캠페인을 고객에게 전파하는 방식으로 이 기술을 쓴다. 사진가 글렌 러치포드 Glen Luchford구찌 프리폴 Gucci Pre-Fall 2017 ‘소울신 Soul Scene – The 360°’ 캠페인 필름이 대표적이다. 복고풍 무대 위, 흥겹게 춤을 추는 흑인 모델들과 음악은 80년대 뉴욕 할렘의 클럽 자체이지만, 무대 중심에서 모델 사이에 둘러싸인 경험을 방 안에서 맛볼 수 있다. 아직 360° 동영상 재생 브라우저 혹은 별도 VR 기기가 필요한 한계가 있지만, 런웨이 사진을 훌쩍 넘어섰다는 데서 이 시도는 큰 화제를 모았다.

© Gentle Monster x Orange Berry VR Pop-up store. Images Courtesy of Gentle Monster.

    한국에도 AR과 VR을 적용한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거대한 매장에 인터랙티브 아트를 비롯한 예술 오브제들을 설치한 젠틀 몬스터 Gentle Monster는 VR 기업 오렌지베리 Orange Berry와 손잡고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이란 주제로 미국 노드스트롬 백화점에 팝업 매장을 지었다.

© The Studio K Spring/Summer 2018 ‘Self Reality’ Collection on Seoul Fashion Week. Images Courtesy of The Studio K.

    지난 2017년 10월 서울패션위크 Hera Seoul Fashion Week S/S 2018에선 홍혜진의 스튜디오 케이 The Studio K가 ‘가상 현실’을 접목한 컬렉션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미디어 회사 자이언트스텝 Giantstep과 협업한 무대 위에는 실제 모델과 가상 3D 캐릭터가 함께 스포츠웨어를 펼쳤다. 참석자들은 사전에 받은 웹 링크와 QR코드에 접속하여 무대 앞에서 스마트폰으로 컬렉션을 보는 경험을 했다.

© Virtual Showroom & Photo-Realistic 3D Contents Demonstrations. Images Courtesy of  RealVU by VRISM.

    기존 전자상거래 e-commerce 웹사이트에 VR을 적용한 벤처기업도 있다. 리얼브이유 REALVU는 이미 존재하는 전자상거래 사이트의 제품을 가상 현실로 구현한다. 새 웹사이트를 만드는 비용과 인프라 구축이 막대하기에, 가상 쇼룸 virtual showroom을 만들어 HTML 소스 코드만 넣으면 쉽게 추가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REALVU가 만든 아디다스 EQT 스니커즈 시연 영상은 모든 각도에서 볼 수 있고, 제법 세밀하게 신발 소재까지 표현한다.

    기존 전자상거래 e-commerce 웹사이트에 VR을 적용한 벤처기업도 있다. 리얼브이유 REALVU는 이미 존재하는 전자상거래 사이트의 제품을 가상 현실로 구현한다. 새 웹사이트를 만드는 비용과 인프라 구축이 막대하기에, 가상 쇼룸 virtual showroom을 만들어 HTML 소스 코드만 넣으면 쉽게 추가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REALVU가 만든 아디다스 EQT 스니커즈 시연 영상은 모든 각도에서 볼 수 있고, 제법 세밀하게 신발 소재까지 표현한다.

    실제로 VR과 AR은 ‘패션의 미래’가 될까? 소비자들은 이 새로움에 ‘간’을 볼 것이고, 스마트폰과 패션 매장을 위시한 기기와 공간이 수용하기 시작하면 점차 주류에 편입할 수도 있다. 하지만 AR과 VR이 아직 초기 단계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3D TV와 커브드 디스플레이처럼, 한때 각광 받았으나 잊힌 제품들은 냉정한 소비자들의 간택을 받지 못했다.

    패션 필름과 뮤직비디오 작업을 병행하는 성창원 Sung Changwon 감독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접목한 영상으로 업계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그는 이 기술이 한국에도 차츰 폭넓게 적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지금은 패션 브랜드의 ‘마케팅’에 주로 쓰이지만, 증강·가상현실의 미래는 ‘신기하다’는 감상을 넘어서 직접 경험 하는 소비 시스템 안에 들어와야 그 위력을 제대로 발휘할 것이다(오픈 마켓과 ‘직구’의 성공 사례를 보라).

    인텔 Intel의 전략 관계 부사장 산드라 로페즈 Sandra E. Lopez비즈니스오브패션 The Business of Fashion과 나눈 대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본적으로, 패션 업계에서 제가 보기 시작한 것은 기술이 소통 일부이며, 패션 생태계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Fundamentally, what I’m starting to see in the fashion industry is that technology is part of the conversation and it affects all aspects of the fashion ecosystem.”

    여전히 많은 이에게 생소한 경험이지만, 기술이란 원래 조금 시간이 걸리는 법이다. 그 모든 기술의 중심에는 ‘커뮤니케이션의 이해’가 있다.

    This article was originally published by NYLON Korea,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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