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ular Post

카테고리

밤의 글 15 — 주말

The Night Article

    더 네이비 매거진 The NAVY Magazine은 온라인 잡지를 표방하지만, 사람이 만듭니다. 기사로 하는 이야기들과 다른, 밤과 새벽의 생각들이 있습니다. 물론 그러한 글들은 대체로 다음날 아침에 보면 지워버리고 싶게 마련입니다. 우리의 “밤 Night” 메뉴는 비정기적으로, 매일 밤 자정부터 다음날 해가 뜨기 전까지 나타납니다. 낮과는 조금 다른 밤의 생각들을 조곤조곤 이야기합니다.

2018년 10월 28일, 일요일 Sun, October 28, 2018

    이제 두 달 남짓 남은 2018년이다. 이번 ‘주말’은 정말로 오랜만에 일과 관련한 무엇도 하지 않았다. 토요일에는 <수림뉴웨이브 2018> 전시를 보고, 이세 IISE와 언더 아머 Under Armour가 협업한 프레젠테이션에 방문한 다음, 거기서 혜인 씨를 만나서 라이즈 호텔 Ryse Hotel에서 열린 카바 cava life의 공연과 토크에 갔다. 송영남의 공연은 아주 멋졌고, 오손의 기타 연주는 마음을 부드럽게 해주었다. ‘빠른’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지만, 사실 웬만한 곳들은 아예 ‘이런’ 문화에 관심조차 두지 않으니 그만큼 멋진 공간이 아닌가 싶었다. 오랜만에 본 얼굴이 몇 눈에 띄었으나 인사 나누지 않았다.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싫어하진 않아도, 가끔은 스스로 통제할 수 있을 만큼의 인연만 남기고 싶다.

     토요일에는 갑자기 날이 추워졌다. 비가 오다가, 그렇게 습하더니 다시 이렇게 변하는 날씨에 우리는 또 ‘갑자기’ 겨울이 왔다고 말할 것이다. 교토의 산책, 충주의 낚시, 태국 작은 도시의 일상 같은 것들이 남은 일과 함께 머리에 떠다닌다. 작년 7월 이후 나는 변했을까. 답답한 마음에 혼자 떠난 여행에 갑자기 겨울이 왔던 날들이 떠올랐다. 1년이라는 시간은 관심 없는 이의 세월처럼 빠르게 흘렀다. 이번 주는 혼자 생각하고, 가끔 대화하며, 더 많이 걷고, 또 다음 해를 준비하는 시간으로 만들고 싶다. 참, 원래 지난주에 마무리했어야 할 원고들도 마칠 것이다.

Follow on Facebook & instagram.

Comments

2018-07-07
밤의 글 14 — 초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