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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큘러스 고 Oculus Go’는 VR의 미래일까?

삶에 더 직접 영향을 주는 설득이 ‘먹힌다면’.

 

Text  Hong Sukwoo

Images Courtesy of Oculus VR, LLC.

    오큘러스 고 Oculus Go.

    2014페이스북 Facebook20억 달러에 인수한 오큘러스 Oculus가 만든 일종의 보급형 가상현실 Virtual Reality·VR 헤드셋 기기다. 201710월 네 번째 오큘러스 커넥트 행사에서 처음 공개했고, 2018년 51일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판매를 시작했다.

© Oculus Go. Images Courtesy of Oculus VR, LLC.

   사람들과 IT회사들은 가상현실 VR과 증강 현실 AR을 미래라고 떠든다. 나 역시 미래 기술에 관련한 컨설팅 작업을 올해 초순에 했고 패션 분야 관련 원고도 몇 개 썼다. 하지만 콘텐츠 사용자이자 소비자로서 실제 체감할 정도의 관심은 없다. 시장도 스마트폰 기반 앱에 비교하면 아주 작다(2018년5월 현재 오큘러스 고 VR 전용 콘텐츠는1,000개 수준이다). 그래도 이 기술이 결국 미래 라이프스타일 lifestyle의 한 종류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한다. 

    오큘러스 고의 가장 큰 특징은 별도 기기가 필요 없는 독립형 VR 헤드셋이라는 점이다. 스마트폰을 사면, 스마트폰만으로 모든 기능을 쓸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 당연한 소리 같지만, 기기를 머리에 쓴다는 콘셉트 덕분에 웬만한 VR 헤드셋 기기들은 스마트폰처럼 별도 동작하는 하드웨어가 필요한 디자인이 주류였다(오큘러스가 삼성전자와 협력하여 출시한 기어 Gear VR과 카드 보드 형태의 저렴한 VR 헤드셋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에 내려받은 오큘러스 앱과 헤드셋을 연동하는 초기 단계를 빼면, 기기 구동과 시연,영상 감상과 엔터테인먼트 소비 등 모든 단계에서 별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필요하지 않다. 선택과 작동을 하기 위해 헤드셋과 함께 들어 있는 리모콘을 한 손에 쥘 뿐이다. 그야말로 ‘단독 VR 기기’다.

    VR 기술은 점진적으로 우리 주변에 퍼지고 있다. 하지만 대략 관심’만’ 있는 사용자에게는 거대한 헤드셋을 쓴 모습이 주는 위압감이 크다. 왠지 복잡해 보여서, 나 같은 사람이 쓸 물건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는 ‘긱 geek‘스러운 디자인과 주저함도 큰 장벽이다. 간결하고 가벼운 노트북 컴퓨터와 화려하게 장식한 게임용 노트북 컴퓨터를 옆에 두면, 성능은 말할 것도 없이 후자가 강력하지만 대부분 전자에 더 관심이 높은 이치다.

    오큘러스 고를 머리에 착용하면 별도 절차 없이 바로 구동한다.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입체 사운드 드라이버는 헤드셋에 내장되어 있다(마이크로 USB 충전부와 3.5mm 오디오 잭을 연결할 수 있다). 헤드셋을 쓰고 움직이면, 소리 또한 헤드셋 방향과 함께 움직이는 구조다. 

    538ppi 2560×1440 WQHD 해상도로 평균 2시간에서 2시간 반 정도 연속 사용할 수 있고, 완충에는 3시간 정도 걸린다. 현존 최고 ‘가격 대 성능비’ 기업 중 하나인 샤오미 Xiaomi가 제작을 맡았고, 무광의 밝은 회색 합성수지 플라스틱 본체와 곡선형 프레임, 신축성 있는 밴드 소재가 세련되고 편안한 분위기를 낸다. 32GB와 64GB 제품 중 하나를 택하여 오큘러스 공식 웹사이트 Oculus.com에서 주문할 수 있다. 한국 권장소비자가격 32GB 모델 238,000원, 64GB 모델 298,000원이며 제품 가격에 배송비와 통관 세금이 포함되어 있다. 상위 라인 오큘러스 리프트 Oculus Lift가399달러 USD라는 걸 떠올리면, 상위 모델보다 성능은 포기했지만 훨씬 저렴한 편이다.

    스마트 TV와 모니터에서 넷플릭스 Netflix 같은 영상을 보고 콘텐츠를 즐기는 행위는 요즘 보통 사람들이 주말과 여가를 보내는 중요한 방법이 되었다. 또한, 기술 발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일상에 파고든다. 하지만 여전히 초기 단계인 VR 제품 시장이 더 확장하려면, 이 새로운 ‘기술’을 상쇄하는 일상적인 면모가 더 드러나야 한다.

    ‘아직 생경한 새로운 기술을 미리 체험한다’는 감각보다, ‘편하고 쾌적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이상하지 않고 멋진 물건’이라는 목적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제한된 가상 현실 콘텐츠를 신기하게 경험하는 것은 초기 기술 발전 단계의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단지 신기함만으로는 이미 더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 경험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가상 현실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옷을 구매하고 직접 입어보지 못하는 전자상거래 매장이나, 여행의 경험을 미리 혹은 대리 체험하고 싶어 하는 콘텐츠가 쉽게 떠오른다. 이처럼 삶에 더 직접 영향을 주는 설득이 ‘먹힌다면’, 집에서 편하게 소비하는 엔터테인먼트 기기로서 더 많은 사람에게 퍼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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