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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젊은 음악가의 삶

William Wild, Wound Up.

 

Text  Hong Sukwoo

Image Courtesy of William Wild

© 윌리엄 와일드 William Wild, Wound Up, 2018.

    사람들은 전시를 보거나 소설을 읽는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접할 수 있고, 장벽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에서 음악만큼 부드러운 문화는 없다. 우연히 발견한 멜로디와 가사가 마음에 들면, 종종 한없이 반복해 듣기도 한다. 싱어송라이터 개럿 세일 Garrett Sale이 선보인 싱글 Wound Up이 그랬다.

    갓 스물여섯을 넘긴 그는 미국 테네시주 녹스빌에서 나고 자랐다. 작은 산골 마을에서 태어난 후 대학을 졸업하기까지, 미국 특유의 공동체 문화에 익숙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이 단어가 주는 스테레오타입 같은 풍광이 그의 삶을 대변하지는 않았다. 2014년, 개럿은 지역의 한 노숙인 별명을 빌려 윌리엄 와일드 William Wild라는 이름으로 음반을 냈다. 여느 음악가처럼 어린 시절 아버지가 선물한 기타를 연주했지만, 진지하게 음악을 꿈꾼 건 대학교2학년 무렵이었다. 교내 신시사이저 밴드 경험은 곧 자신의 이야기로 노래하고 싶은 욕구로 변했다. “솔로 작업으로 밴드와 똑같은 사운드를 내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윌리엄 와일드’로서 그는 자신과 가족의 삶, 친구들의 이야기, 종종 이유도 모르게 동반하는 죄책감과 상처를 이야기한다. 2016년 발표한 EP Steady Now는 유럽 곳곳을 여행하며 지은 네 곡을 포함한 여섯 곡으로 완성했다. 이 앨범에 수록한 ‘When I’ve Been Gone’은 실제 노숙자이자 중독자의 삶을 산 아버지의 시선으로 불렀다.

    Steady Now 이후 최근 윌리엄 와일드의 곡은 다양한 실험의 결과를 조금씩 변주한다. 과거 무겁고 명상적인 분위기가 줄고, 80년대 신시사이저 분위기처럼 전형적인 ‘포크록’과 대척점에 선 곡도 있다. 작년부터 차례로 발매한 싱글 Who Do You Love, On an Island 그리고 Wound Up은 하나의 콘셉트 앨범처럼 이어서 들으면 좋다. 특히 차분한 현악기와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깔린 ‘Wound Up’은 제목 그대로 ‘상처 입은 wound up’ 감정과 감각을 말한다. 포크와 얼터너티브 록 중간쯤 있는 멜로디는 ‘미묘한 공허함’을 역설적으로 평온하게 드러낸다. 어쩔 수 없이 가는 시간 속에서 어떤 것들은 ‘유지’하면서 조금씩 ‘변화’하는 젊은 음악가의 삶이랄까?

    ‘노래’란 결국, 누군가 겪고 생각한 무언가를 한 번 더 겪는 대리 체험이 아닌가 싶었다.

    This article has been contributed to Cine 2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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